실전 블로그강좌 웹소설: 나는 블로그로 월급 받는다. - 4화
4화: 민태와의 첫 만남 - "당신의 이야기는 가치가 있습니다"
11월의 찬바람은 매섭게 불어왔고,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민태의 강연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루를 시작했지만, 마음속엔 막연한 희망과 절박함이 뒤섞여 있었다.
정우는 지하철에서 흘러나오는 취업사이트 광고를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광고 속 모델은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자신감 있게 웃고 있었다. 반면, 정우는 또다시 면접에 떨어진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떠올렸다.
“경력이 없으시네요. 요즘 회사는 신입이라도 실무 경험이 중요하답니다.”
면접관의 차가운 말과 형식적인 미소가 떠오를 때마다 그의 자존감은 땅바닥으로 꺼졌다.
‘경력이 없으니 일을 못 하고, 일을 못 하니 경력이 없고… 대체 이 악순환은 어떻게 끊어야 하는 거야?’
그는 강연 초대장을 꺼내 보았다.
“블로그로 새로운 길을 찾다.”
정우는 고개를 저었다.
“블로그? 그게 말이 돼? 그냥 광고겠지.”
하지만 그의 손은 여전히 초대장을 쥐고 있었다. 지하철 창문에 비친 자신의 초췌한 얼굴을 보며 그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안 바뀌니까… 한번 가보자.”
서희는 작은 손을 꼭 쥔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강연장으로 향했다. 아이들과 헤어진 뒤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 문틈으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그녀의 발걸음은 잠시 멈췄다.
‘아이들은 저렇게 잘 크고 있는데, 나는 왜 이렇게 멈춰 있는 것 같지?’
서희는 가방 속에 있던 강연 초대장을 꺼내 다시 읽었다.
“블로그를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시작하세요.”
며칠 전, 남편과 저녁을 먹다가 서희는 재취업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그녀의 마음을 무너뜨렸다.
“취업? 당신이 무슨 일을 해. 그냥 애들이나 잘 챙겨.”
그 말이 그녀의 귀에 박혀 떠나지 않았다. 경력 단절된 엄마라는 꼬리표는 그녀에게 정체성의 단절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냥 엄마로만 살다 끝나는 건가…? 그게 전부일까?’
강연장으로 향하는 그녀의 손에는 초대장이 꼭 쥐어져 있었다.
창수는 오래된 가죽가방을 옆자리에 두고 자동차 핸들을 잡았다. 퇴직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그가 느끼는 현실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처음 민태의 강의를 듣고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너무나 생소한 것들이 많았기에 다시 그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하고 강의 신청서를 작성했다.
“연륜은 좋으신데, 요즘은 젊고 트렌드에 맞는 인재를 더 선호합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창수는 한순간 무너졌다. 30년 동안 쌓아온 그의 경험과 지식이 한 마디로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는 느낌이었다.
“퇴직 후, 다시 찾아온 제2의 인생.”
강의장에서 만난 블로그 강사 차민태
강연장에 도착한 세 사람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민태가 무대 위로 등장하자, 그는 환한 미소와 함께 첫 마디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저는 차민태입니다. 오늘, 제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 저도 몇 년 전에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과 비슷했습니다. 안정적이던 직장을 잃고, 막막함 속에서 길을 잃었죠.”
“몇 년 전, 저는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민태는 쓴웃음을 지으며 강단을 한 바퀴 걸었다.
“저는 10년 동안 회사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누구보다 먼저 출근하고, 누구보다 늦게 퇴근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건 해고 통보였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강연장은 조용해졌다.
“그날 이후로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뭐부터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죠.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며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정우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자신 역시 면접장에서 돌아온 날은 항상 그런 기분이었다.
민태는 차분히,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경험을 풀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블로그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처음엔 그냥 일기처럼 시작했어요.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 직장에서 배운 교훈 같은 걸 적었죠. 그런데…”
민태는 빔프로젝터로 자신의 블로그 첫 화면을 띄웠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너무 공감된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민태는 화면을 넘기며 블로그 조회수 그래프를 보여주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저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저는 깨달았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서희는 그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숙였다. 자신이 키운 아이들과 그 과정에서 겪은 모든 일들이 떠올랐다.
민태는 화면에 자신의 첫 블로그 댓글을 띄웠다.
“이 글을 읽고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죠.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깨달음은 제 인생을 바꿔놓았습니다.”
정우, 서희, 창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무료 코칭 이벤트
“제가 블로그로 얻은 가장 큰 가치는 바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민태는 마지막 슬라이드를 띄웠다.
“무료 코칭 이벤트 – 당신의 이야기를 찾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찾고 싶습니다. 오늘 강연에 참석하신 분들 중 세 분을 선정해 6개월간 무료 코칭을 진행하겠습니다. 단, 사연이 진솔해야 합니다.”
그날 밤, 민태의 강연장에서 돌아온 세 사람은 각자 조용히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다.
사연을 적으라는 말은 쉬웠지만,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내 이야기가 정말 가치가 있을까?’
‘누가 이런 이야기를 들어줄까?’
그들은 망설였지만, 결국 마음속에 묻어뒀던 고통과 절박함을 꺼내어 적기 시작했다.
김정우: "3년 동안 아무것도 이룬 게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물여덟 살, 취업 준비 3년 차의 청년입니다. 요즘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취업 사이트를 열고, 수십 개의 공고를 확인하지만, 지원할 만한 자리는 없습니다.”
정우는 한 줄을 쓰고 나서, 쓰던 손을 멈추고 한숨을 쉬었다.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모든 것이 순조로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제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부모님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지만, 식탁에서 들리는 짧은 한숨은 저를 무너뜨립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습니다. 부모님의 기대를 져버렸고, 친구들과의 연락도 끊겼습니다. 제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두려워졌습니다.”
정우는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글을 마무리하며 마지막 한 줄을 적었다.
“블로그를 통해 저 자신을 되찾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관심분야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제가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박서희: "엄마로만 살다가 끝나고 싶지 않습니다."
서희는 식구들이 잠든 깊은 밤 사연을 적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벽을 넘어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조용히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결혼 후, 아이들을 돌보며 살았습니다. 제 삶은 아이들과 남편에게 전부 맞춰져 있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자신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한동안 멈추고, 어린 시절의 꿈을 떠올렸다. 대학 시절, 그녀는 대기업에서 비서로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매 순간 자신이 빛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저는 더 이상 ‘박서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저는 ‘엄마’였고, ‘아내’였습니다. 제 이름은 아이들의 이름과 남편의 이름 뒤에 숨어버렸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잃었습니다.”
서희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며칠 전 남편이 툭 던진 말이 가슴을 후벼팠다.
“당신이 뭘 한다고. 그냥 애들이나 잘 봐.”
그 말을 들은 뒤 서희는 며칠 밤을 뜬눈으로 보냈다. 자신의 삶이, 꿈이, 존재가 거기에서 끝나버린 것 같았다.
“블로그를 통해 저 자신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대로 사라지듯 살아가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제 자신에게도 제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아직도 ‘박서희’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걸요.”
이창수: "52세, 저는 버려진 사람입니다."
창수는 서재로 들어가 낡은 의자에 몸을 기댔다. 책상 위에는 30년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며 썼던 수첩이 놓여 있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의 가슴 속에 쌓인 허무함이 밀려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52세, 명예퇴직을 한 이창수입니다. 저는 30년 동안 한 회사에 몸담았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누구보다 묵묵히 버텼습니다. 그런데, 퇴직 후 깨달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바쳤던 세월은 회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창수는 멈추지 않고 글을 써 내려갔다.
“퇴직 후, 저는 몇몇 회사에 재취업을 시도했지만 돌아온 건 거절뿐이었습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제 인생의 30년이 철저히 부정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무너졌습니다. 가족들 앞에서는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너무나도 부끄럽고 초라했습니다.”
그는 고개를 떨군 채 마지막으로 적었다.
“블로그를 통해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제가 30년 동안 쌓아온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삶이 가치 있었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발,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가족들에게 더 이상 무력한 아버지로 남고 싶지 않습니다.”
민태의 선택
며칠 후, 민태는 메일함을 확인하며 수많은 사연 중 세 가지 사연을 조심스럽게 골라냈다.
정우, 서희, 창수의 사연은 단순히 절박함을 넘어 삶을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이 세 분이라면… 내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겠어.”